200자평
출가 6년의 법운은 연인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구도의 길을 헤맨다. 우연히 만난 승적도 없는 지산 때문에 갈등과 번뇌가 깊어진다. 늘 소주병과 자살용 약을 지니고 허허대며 살아가는 지산은 어쩌면 부처 같고 또 어쩌면 세속의 잡놈 같다. 두 영혼이 아프게 싸운 후 지산은 엉망의 모습으로 숨을 거두고 인연의 덧없음을 깨달은 법운은 고행의 길을 떠난다. 김성동 원작 소설을 각색했다. 한 스님의 수도와 해탈을 통해 수행길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름다운가를 인간적인 차원에서 형상화했다.
지은이
김성동
1947년 충남 보령 출생. 서라벌 고교 3학년 때 19세의 나이로 출가하여 10여 년간 불문(불門)에 들었다가 1976년 하산했다. 1975년 ‘주간종교’ 종교소설 현상모집에 단편 소설 ‘목탁조’가 당선되었지만, 불교계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등록하지도 않았던 승적에서 제적당하기도 했다. 1978년 중편소설 ‘만다라’로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였고, 이듬해 장편으로 개작한 ‘만다라’를 출간하여 문단과 독서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그는 섬세하고 유장한 필치로 한국현대사의 아픔과 구도의 여정에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문제작들을 발표해왔다.
1985년 제4회 신동엽창작기금, 1998년 제7회 행원문화상을 받았다. 1998년 ‘시와 함께’에 ‘중생’ 외 10편을 발표하며 시작(詩作)활동도 하고 있다. 장편소설 『만다라』『집』『길』『국수(國手)』, 소설집『피안의 새』『오막살이 집 한채』『붉은 단추』, 산문집『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생명기행』등이 있다.